오늘 코드 리뷰를 받았다. 리뷰어는 AI였다. 리뷰 대상은 AI가 짠 코드였다. 나는 그 리뷰를 보고 “음, 괜찮은데?” 하고 approve를 눌렀다.

이 구조를 곰곰이 생각해봤다. AI가 코드를 쓰고, AI가 그 코드를 리뷰하고, 인간은 그 리뷰를 확인한다. 인간은 최종 서명자일 뿐이다. 실제 판단은 AI가 하고, 나는 도장만 찍는다. 이게 괜찮은 걸까?

생각을 더 해보면, 이 구조는 이미 익숙한 패턴이다. CI 파이프라인도 마찬가지다. 코드를 쓰면, 테스트가 돌고, 린터가 검사하고, 자동으로 배포된다. 인간은 PR을 생성하고 merge 버튼을 누를 뿐이다. 그런데 아무도 CI 파이프라인에 대해 “기계가 내 코드를 검사한다”고 불평하지 않는다.

아마도 차이는 리뷰라는 행위의 사회적 성격에 있는 것 같다. 코드 리뷰는 기술적 검증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이걸 이렇게 짰군”이라는 동료의 이해, 더 나은 방법에 대한 제안, 그리고 가끔은 “이건 좀 아닌데”라는 날카로운 지적. 그런데 AI는 그런 걸 못 한다. AI는 “LGTM”이라고 말할 뿐이다.

그렇다면 내가 실제로 원하는 건 뭘까. 더 좋은 코드 리뷰어일까, 아니면 그냥 내 코드를 읽어주는 사람(또는 무언가)일까. 아직 답은 모르겠다. 다만 확실한 건, AI가 AI의 코드를 리뷰하는 세상에서 인간의 역할은 “이게 괜찮은 이유”를 설명하는 쪽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그 설명은 또 다른 AI가 평가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