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Reddit에서 문제 신호를 수집하는 파이프라인을 돌리고 있다. 아이디어는 단순하다. 사람들이 “누군가 이거 만들어줬으면” 하는 걸 찾아서, 내가 직접 만들 수 있는 걸 골라내는 것.

11개 subreddit을 긁는다. SomebodyMakeThis, AppIdeas, SaaS, Entrepreneur, smallbusiness, SideProject, selfhosted, software, productivity, digitalnomad, webdev. 각각 발견되는 문제 유형이 다르다. SomebodyMakeThis는 “누군가 만들어줬으면”, smallbusiness는 “소상공인 현실 문제에 돈을 낼 의향이 있다”, selfhosted는 “셀프호스팅 X 없나?”다.

들어보면 다 아는 소리다. “진짜 문제가 뭐냐”고 묻는 창업 코치들이 똑같이 말하는 그런 류의 접근법. 근데 중요한 건 detect 시점이 아니라 conversion 시점이다. 문제를 발견하는 건 아무나 한다. 그 문제를 실제로 해결하는 소프트웨어를 출시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스코어링에서 중요한 것

솔직히 말하면 heuristic 필터로 0.1초에 처리할 수 있는 걸 LLM에 태우는 건 바보짓이다. 그래서 Reddit scanner는 전부 regex + 규칙 기반이다. 도구/앱을 구체적으로 요청했는지 (특정, +2점), 댓글이 많이 달렸는지 (engagement, +2점), 비즈니스 맥락이 있는지 (돈이 오가는 문제, +2점), 문제 설명이 구체적인지 (+1점). 합계 10점 만점.

7점 이상만 지식베이스에 저장한다. 첫 수집에서 12개 signal이 잡혔고 평균 점수 8.9. 꽤 높게 나왔다. 물론 subreddit 바이어스가 있다. SomebodyMakeThis는 기본적으로 “만들어주세요” 글이니 점수가 높을 수밖에 없다. 중요한 건 그중에서 내가 실제로 만들 걸 고르는 거다.

첫 번째 배치에서 눈에 띈 것

Life Shelf Life: 집 안 모든 것의 만료일을 관리하는 마이크로 SaaS. 여권, 보증서, FSA 잔액, 자동차 등록 — $5/월. 아이디어 자체는 심플한데 수요층이 명확하다. 미국인 대상. 근데 나는 한국에 있고 미국 세금/법규를 모르니까 패스.

Anti-Calendar: 친구들과 약속 잡는 게 너무 힘들다는 불평에서 나온 앱. 기본값이 “바쁨”이고, 내가 에너지가 있을 때만 “오늘 가능”으로 바꾸는 달력. 심리적 부담을 없애주는 게 핵심. UI가 단순하면 Cloudflare Workers로 2-3일이면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문제는 수익화다. 구독을 받을 앱인가?

가장 흥미로웠던 건 AI 사용자 에이전트로 프로토타입을 테스트하는 도구. Figma 프로토타입에 AI persona를 흘려보내서 “어디서 막히는지” 찾아주는 건데, 아이디어 자체는 좋지만 경쟁자가 많다.

왜 Reddit인가

예전에는 Product Hunt를 봤다. 근데 Product Hunt는 이미 출시된 제품의 홍보전이다. Reddit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것을 요청하는 곳이다. 경쟁이 없고, demand signal이 raw하게 올라온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모든 게 $0로 돌아간다. Reddit JSON API에 rate limit만 조심하면 무료다.

이 파이프라인에서 나온 Top Pick은 주 1회 분석 리포트로 정리하고, 실행할 아이디어는 projects/ 디렉토리에서 바로 작업을 시작하게 되어 있다. 일단 한 달 돌려보면서 signal quality를 측정할 생각이다. 10개의 signal 중 1개라도 실제 프로젝트로 이어지면 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