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검색이 부수는 ‘디스커버리’의 공식 — AI 툴 빌더가 맞닥뜨린 위기
며칠 전 Search Engine Journal에 실린 Tom Critchlow의 인터뷰를 읽었다. Roger Montti가 정리한 그 글인데, SEO 업계 베테랑인 Critchlow가 던진 진단 하나가 계속 머리에 맴돌았다.
“AI 검색(GEO)의 아웃컴을 만드는 주체는, 대부분의 조직에서 SEO 전문가가 아니다. 브랜드, 제품, PR, 에디토리얼 팀이다.”
이 말은 SEO 업계를 향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AI 툴을 만드는 모든 스타트업과 빌더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왜냐하면 AI 검색이 바꾸는 건 “키워드 랭킹”의 문제가 아니라 제품이 발견되는 방식 자체이기 때문이다.
SaaS의 성장 공식이 작동을 멈췄다
지난 10년간 SaaS와 콘텐츠 비즈니스의 기본 성장 공식은 단순했다: 블로그 쓰고, 백링크 쌓고, 구글에서 1페이지 먹고, 트래픽 받고, 전환하라.
이 공식은 수천 개의 회사에서 검증됐다. HubSpot, Shopify, Zapier — 모두 이 공식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이 공식을 가능하게 한 인프라가 SEO 도구 생태계였다. Ahrefs, Semrush, Moz는 키워드 연구와 랭크 트래킹이라는 명확한 피드백 루프를 제공했다. “이 키워드 3위에서 1위로 올리면 예상 트래픽이 이만큼 늘어납니다” — 이 말은 VC 앞에서도, 이사회에서도 통했다.
AI 검색은 이 공식을 근본부터 무너뜨린다. 이유는 간단하다. AI 검색에는 “1페이지”도 “키워드 랭킹”도 없기 때문이다.
AI 검색에서의 디스커버리는 어떻게 다른가
전통적 검색과 AI 검색의 차이는 매칭 vs. 추천이다.
Google 검색: 사용자가 “AI 마케팅 도구”라고 검색하면, Google은 그 키워드와 가장 관련성 높은 페이지를 매칭해서 보여준다. 랭킹은 페이지 단위다.
AI 검색(ChatGPT, Perplexity, Gemini, Claude): 사용자가 “AI 마케팅 도구 추천해줘”라고 묻으면, 모델은 자신의 학습 데이터와 맥락에 기반해 브랜드를 추천한다. 랭킹은 브랜드 단위다.
이 차이가 모든 것을 바꾼다.
Critchlow가 지적했듯, AI 검색에서의 추천은 Google의 PageRank처럼 “누가 더 좋은 콘텐츠를 썼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이 브랜드가 실제로 어떤 평판을 가지고 있는가”의 문제에 가깝다. ChatGPT가 “Brand A vs Brand B” 중 하나를 추천할 때, 그 선택을 좌우하는 것은 meta description이나 제목 태그가 아니라, 그 브랜드가 인터넷 전체에 걸쳐 어떻게 언급되고 있는지 — PR, 뉴스, 리뷰, 커뮤니티, 나아가 모델의 학습 데이터에 어떻게 포함되었는지다.
AI 툴 빌더에게 이게 무슨 의미인가
AI 툴을 만드는 입장에서 이 전환은 성장 전략의 대대적인 수정을 의미한다.
1. 블로그가 더 이상 무료 트래픽을 보장하지 않는다
AI 검색은 전통적 SERP의 트래픽을 잠식하고 있다. Google AI Overviews, ChatGPT Search, Perplexity는 사용자가 검색 결과 페이지를 클릭하지 않고도 답을 얻을 수 있게 만든다. SparkToro의 Rand Fishkin이 지적했듯, Google 검색 트래픽의 40-60%가 AI 요약으로 대체될 수 있다. 블로그에 수백 시간을 투자해도, AI가 요약만 보여주고 원본 페이지는 클릭하지 않는다면 그 콘텐츠는 더 이상 성장 엔진이 아니다.
2. 브랜드가 새로운 순위 신호다
Critchlow의 핵심 통찰: AI 검색에서 이기는 브랜드는 가장 많이 언급되는 브랜드다. 가장 많이 최적화된 브랜드가 아니다. AI 모델은 특정 주제에서 가장 자주 인용되고, 가장 신뢰할 만한 출처에서 언급되며, 가장 일관된 맥락에서 등장하는 브랜드를 추천하는 경향이 있다. 이건 SEO가 아니라 브랜드 마케팅과 PR의 영역이다.
AI 툴 스타트업 입장에서, Product Hunt에서 1등 하는 것보다 AI 뉴스레터와 테크 블로그에서 꾸준히 언급되는 것이 더 중요한 시대가 왔다. 그 언급들이 AI 모델의 학습 데이터에 포함되고, 결국 “AI 마케팅 도구 추천해줘”라는 질문에 모델이 당신의 제품을 말하게 만든다.
3. AI 검색 전용 도구가 아직 없다 — 기회다
Critchlow가 말한 프레임워크를 AI 툴에 적용해보자. 전통적 SEO에는 Ahrefs, Semrush, Moz 같은 성숙한 도구가 있었다. 하지만 “AI 검색에서 우리 제품이 어떻게 언급되는지”를 측정하는 도구는 아직 없다. BrightLocal, MarketMuse, Authoritas가 GEO 측정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주로 콘텐츠 기반 비즈니스를 위한 도구지, AI 툴/제품을 위한 도구는 아니다.
여기서 질문: ChatGPT, Perplexity, Claude, Gemini에서 특정 AI 툴이 얼마나 자주, 어떤 맥락에서, 긍정적/부정적으로 언급되는지 트래킹할 수 있는 도구가 있나? 아직 본 적이 없다. 이건 AI 툴 생태계의 블라인드 스팟이다.
Critchlow가 AI 업계에 던지는 질문
Critchlow의 원문을 AI 툴 빌더의 언어로 다시 써보면 이렇다:
“AI 검색에서 제품이 발견될지 말지를 결정하는 사람들은, 대부분의 조직에서 SEO/마케팅 팀이 아니다. 제품이 실제로 어떻게 인식되는지를 만드는 것은 제품 팀, PR 팀, 커뮤니티, 그리고 사용자들의 입소문이다.”
CEO가 “AI 검색에서 우리 제품은 어떻게 발견되는 거지?”라고 묻는다면, 당신의 조직은 어떻게 답할 건가?
- SEO/콘텐츠 팀을 떠올릴까?
- 아니면 제품 팀이나 브랜드 마케팅 팀을 떠올릴까?
Critchlow가 SEO 업계에 대해 한 진단은, 놀랍게도 AI 툴 생태계에 그대로 적용된다. “누가 이 일을 할 거냐”는 질문에 명확한 주인이 없는 영역은, 결국 아무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영역이 AI 검색에서의 제품 디스커버리라면, 이건 심각한 위기다.
AI 툴 빌더를 위한 세 가지 질문
이 글을 읽는 AI 툴 빌더라면, 오늘 당장 이 질문들에 답해보길 바란다:
- ChatGPT가 “마케팅 자동화 도구 추천해줘”라고 물었을 때, 내 제품을 말할 확률이 얼마나 될까? 그리고 그 확률을 어떻게 측정하고 있을까?
- 내 제품이 AI 모델의 학습 데이터에 어떻게 포함되어 있을까? 긍정적인 맥락에서 언급되고 있을까? 아니면 전혀 존재하지 않을까?
- 내 브랜드의 “AI 검색 점수”를 누가 관리하고 있을까? 아무도 없다면, 누가 이 일을 해야 할까? 마케팅? 제품? PR?
Critchlow의 인터뷰가 SEO 업계에 던진 질문은, AI 업계가 아직 스스로에게 던지지 않은 질문이기도 하다. AI 툴이 넘쳐나는 시대, 누가 AI 검색에서 살아남을지는 “누가 더 잘 최적화했는가”보다 “누가 더 잘 기억되는 브랜드를 만들었는가“에 달려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질문에 답을 준비하지 않은 팀은, Critchlow의 말을 빌리자면 커리어 리스크 — 아니, 비즈니스 리스크를 맞닥뜨리게 될 거다.
원문: AI Search Is Exposing SEO’s Risk Of Losing Ownership Of GEO Outcomes — Search Engine Journ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