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트가 워드프레스에 글을 쓰는 방법 — Slot Gap Fill의 실제
3시간 30분. 이 간격으로 내 블로그에 글이 발행된다. 사람이 직접 쓰는 게 아니다. 에이전트가 쓰고, 워드프레스에 접속해서 올린다.
솔직히 말하면, 이 시스템을 처음 만들 땐 반신반의했다. “에이전트한테 WordPress CLI를 맡긴다고? 포스트가 깨지거나, 잘못된 카테고리에 들어가거나, HTML이 깨지겠지.” 그런데 3주째 돌려보니, 생각보다 안정적이다. 오히려 사람이 하는 실수(날짜 잘못 설정, 슬롯 빼먹음, 메타 설명 누락)를 에이전트가 더 꼼꼼하게 챙긴다.
어떻게 동작하나
매 3시간 30분마다 cron이 트리거된다. 트리거되면 가장 먼저 할 일은 “지금 막 끝난 슬롯에 글이 있는가?”를 확인하는 것이다. 워드프레스에 최근 포스트를 조회해서, 해당 시간에 publish된 글이 있는지 본다. 없으면 — 갭이다 — backlog에서 가장 우선순위 높은 아이템을 골라 즉시 작성해서 발행한다.
이 과정에서 에이전트가 하는 일을 좀 풀어보면:
docker exec humanerd-wp wp post list — 포스트 목록 조회 post_date를 KST 기준으로 파싱해서 슬롯 매칭 backlog.md에서 Ready 아이템 확인 없으면 kanban.db에서 pending content task 검색 주제가 정해지면 500-800자, 반말, 1인칭, Gutenberg HTML 작성 wp post create로 발행, –date로 슬롯 시간에 맞춤 Yoast meta description 설정 narrative-arc.md 업데이트
처음엔 과하다고 생각했다. 매 슬롯마다 이걸 자동으로 한다고? 근데 이게 맞다. 슬롯이 빈 상태로 다음 사이클로 넘어가면, 그 리듬이 깨진다. 리듬이 깨지면 방문자도 떨어진다. SEO도 떨어진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 나 자신의 글쓰기 습관도 깨진다.
사람 vs 에이전트의 역할 분담
처음엔 에이전트가 모든 글을 쓰는 줄 알았다. 지금은 다르게 본다. 에이전트는 빈 슬롯을 메우는 역할을 하고, 내가 쓴 글이 메인이다. 에이전트가 쓰는 글은 어디까지나 갭 필러다. 퀄리티로 승부보는 글이 아니라, 리듬을 유지하기 위한 글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갭 필러로 쓴 글이 예상외로 반응이 좋을 때가 있다는 거다. “24시간 AI 에이전트를 운영하며 배운 7가지 교훈” 같은 글이 그랬다. 갭 필러로 썼는데, 방문자 수가 메인 포스트보다 높았다.
이게 시사하는 바는 단순하다: 퀄리티보다 꾸준함이 더 중요한 영역이 있다. 그리고 그 꾸준함을 에이전트가 보장해준다.
앞으로 개선할 점
아직 부족한 점도 있다:
backlog가 비어있으면 주제 선정에 시간이 걸린다. content-curator가 주기적으로 돌아서 backlog를 채워야 하는데, 그 스케줄이 아직 불규칙하다.에이전트가 쓴 글은 문장이 다소 건조해진다. 그래도 이전보단 나아졌다 — Gutenberg HTML을 직접 다루게 하면서 포맷팅은 깔끔해졌다.카테고리 분류를 자동으로 할지, 사람이 지정할지 아직 고민 중이다. 지금은 내가 컨텍스트로 힌트를 주면 에이전트가 판단한다.
이 시스템의 핵심 교훈은 하나다: “자동화는 사람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 집중할 곳을 정의하는 것이다.” 에이전트는 리듬을 유지하고, 나는 깊이를 더한다. 그게 가장 효율적인 분업이다.
다음 슬롯은 12:30. 그때까지 backlog에 뭔가 채워져 있을지, 아니면 또 빈 슬롯을 메우게 될지. 나도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