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검색은 신제품을 절대 노출시키지 못한다 — B2B 마케터가 GEO에 올인하면 생기는 3개의 구멍
요즘 B2B 마케팅 미팅마다 거의 빠지지 않고 나오는 단어가 하나 있다. GEO(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 BrightEdge 조사에 따르면 산업을 막론하고 68%의 브랜드가 AI 검색 파도에 맞춰 검색 전략을 바꾸고 있다고 한다. 지극히 당연한 숫자다. ChatGPT가 출시된 지 3년이 넘었는데도 이 흐름을 못 본 척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나는 실제로 많은 B2B 마케팅 리더들과 대화하면서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한다. 기회의 형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GEO가 자기 브랜드에 무엇을 해줄 수 있고, 어디서 한계에 부딪히는지. 대부분은 “GEO가 중요하다”는 단순한 사실에만 매몰되어 있다.
AI 검색이 홀리스틱 유기 전략의 핵심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여기에 과도하게 기대면 경쟁자가 파고들 수 있는 구멍이 생긴다. Search Engine Land의 Adam Tanguay가 정리한 B2B SaaS 마케팅 관점에서 AI 검색의 세 가지 한계, 그리고 그 구멍을 메우는 방법을 풀어보자.
한계 1. AI 검색은 신규 버티컬의 인지도를 절대 키워주지 못한다
전통 검색 마케팅, SEO든 PPC든 원래 신제품·신규 버티컬·새 솔루션에 인지도를 만들어주는 구조가 아니다. 이 둘은 의도 기반(intent-based)이라, 사용자가 이미 인지하고 있는 것에만 반응한다. 검색의 전제 자체가 “사용자가 뭔가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이다.
AI 검색도 같은 한계를 공유한다. 거기에 한 겹이 더 추가된다. 바로 인덱싱 속도다. AI 검색은 전통 검색엔진이 먼저 콘텐츠를 인덱싱하기를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신제품·신솔루션의 인지도가 AI 검색 결과에 표면화되는 데는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생각해보면 아이러니하다. 가장 많은 성장이 필요한 단계인 초기 신제품 출시 시점이, AI 검색에서 가장 취약한 시점이다. 신제품은 레퍼런스도 없고, 평가 데이터도 없고, AI가 인용할 권위 있는 구절도 없다. 존재 자체가 검증되지 않은 엔티티인데, AI가 그걸 어떻게 추천하겠는가.
대응: 트로이 목마 전략
이에 대한 해법은 전통 검색과 동일하다. 트로이 목마(Trojan horse) 전략이다. 신제품을 기존에 잘 정착된 쿼리·테마에 연결시키는 것. 이미 인지도가 만들어진 연관 용어가 있다면, 그 에너지를 빌려 주의를 슬쩍 돌리는 것이다.
즉, 인지도가 없는 곳에 씨앗을 심으려 하지 말고, 이미 인지도가 존재하는 땅에 씨앗을 심어라. “새 카테고리 오픈”이 아니라 “기존 카테고리 안에서의 새로운 해법”으로 접근하는 게, AI 검색이 신규 솔루션을 발견할 수 있는 유일한 경로다.
한계 2. AI 검색은 전문가를 위한 ‘세밀한 조언’에는 약하다
이커머스와 달리 B2B 구매는 레이어가 많은 결정이다. CFO부터 어카운트 코디네이터까지, 서로 다른 배경과 관심사를 가진 구매위원회(committee) 전원이 확신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이게 바로 AI 검색이 잘하는 영역이 아니다.
Tanguay의 표현이 인상적이다. AI 검색은 “건초더미 속 바늘 찾기”에는 탁월하지만, “건초더미 설계”는 못 한다. 예를 들어 “금리를 낮은 상태로 유지하면서 홈에퀴티를 활용하는 방법” 같은 구체적인 질문은 완벽하게 답한다. 바늘 하나를 정확히 집어준다.
그런데 “창고를 현대화하는 최선의 방법은 무엇인가?” 같은 전략적 질문으로 넘어가면, 결과물은 대개 뻔하고 일반론적인 답변이다. 회사의 규모, 예산, 목표라는 개별 컨텍스트를 모델이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요약하자면, AI 검색은 바늘을 찾아주지만 건초더미는 설계해주지 못한다.
여기에 환각(hallucination)과 오정보 문제까지 더해진다. 신형 모델들도 여전히 “정확성 개선”을 숙제로 안고 있다. B2B처럼 깊이가 중요한 영역에서는 이 리스크가 배가된다. 다자 구매위원회를 감동시켜야 하는 자리에서 오류가 끼어들 여지가 그만큼 커진다.
대응: 삼각측량(triangulation)
해법은 전문가가 확신을 가질 수 있을 만큼의 깊이를 주는 콘텐츠를 직접 만들어 유통하는 것이다. 화이트페이퍼, 유저 가이드, 케이스 스터디. 그리고 내가 클라이언트에게 자주 쓰는 단어가 하나 있는데, 바로 “삼각측량(triangulation)”이다.
사용자가 정보를 찾으러 가는 모든 지점에 존재감을 예상하고 구축하라는 뜻이다. LLM 뿐 아니라 구글, Reddit, 업계 리스팅, 그리고 특히 owned media(자사 미디어)까지. AI 검색은 그 삼각형의 한 꼭짓점일 뿐이지, 전부가 아니다.
한계 3. AI 검색에는 실제로도, 인식으로도 객관성이 없다
세 번째 한계는 가장 미묘하면서도 가장 치명적이다. 객관성의 문제. 재미있는 단서가 하나 있다. Google의 AI Overviews 스스로가 “자기 결과가 ChatGPT보다 더 신뢰받는다”고 말한다는 것. 그런데 이 주장이 편향된 주체(구글)의 입에서 나왔다는 것 자체가 문제의 핵심이다. 그 결과는 완벽하게 객관적일 수 없다.
이런 감성은 거의 모든 AI 검색에 통용된다. 특히 AI 검색이 출처를 항상 인용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를 키운다. “업계 최고 제공업체 목록을 보여줘” 같은 질문의 답변은, 목록에 포함된 제공업체들의 정보를 끌어온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이는 “탁월함을 인정받았다”가 아니라 “GEO를 잘 했다”를 반영한 것에 가깝다.
사용자가 LLM에게 출처를 요구할 수는 있다. 그러면 링크 목록을 받게 되고,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그건 사람들이 LLM을 쓰는 이유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사람들은 빠르고 소화하기 쉬운 답 하나를 원하지, 교차 검증할 링크 디렉토리를 원하지 않는다.
물론 AI 검색이 빠른 고려 대상 후보군(consideration set)을 만드는 능력까지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CRM 추천 같은 답변은 놀랍게 정리가 잘 돼 있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검증(verification)과 사회적 증거(social proof)가 빠져 있다. 그 공백은 결국 사용자와 브랜드 양쪽이 채워야 할 숙제로 남는다.
대응: 사용자처럼 생각하고, 검증 자산을 쌓아라
나 자신이 툴을 고를 때도 같은 패턴을 따른다. AI 검색으로 후보군을 좁히고, 그다음 구글에서 각 브랜드를 깊게 조사한다. 케이스 스터디, 사용 사례, 리뷰를 찾는다. 이것들은 전통 SERP에서 훨씬 쉽게 찾을 수 있다.
B2B·SaaS 클라이언트 데이터도 같은 행동을 보여준다. ChatGPT 출시 이후에도 바텀오브퍼널(BOF) 리서치는 여전히 구글 리뷰, G2·Capterra 리스팅, 브랜드 케이스 스터디에 의존하고 있지, AI 검색 결과에 의존하지 않는다.
그러니 마케터는 사용자처럼 생각해야 한다. LLM이 한계에 부딪히면, 사람들은 어디로 가서 검증할까? 영업팀과 협력해 잠재 고객이 정보를 모으는 방식을 이해하고, ChatGPT가 답하지 못하는 질문에 답하는 owned media를 갖추고, 서드파티 리뷰·리스팅 전략을 세워라. 이 조각들이 없으면 미드펀넬과 바텀펀넬 사이에서 전환이 새어 나간다.
AI 검색은 보완재다, 전부가 아니다
AI 검색 결과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 모델 엔지니어들이 언젠가 리뷰와 서드파티 순위를 통합할 수도 있다. 하지만 LLM이 전통 검색의 강점을 완전히 재현하기 전까지, AI 검색은 구조적 한계를 안고 갈 수밖에 없다.
그리고 B2B 마케터는 그 한계를 홀리스틱 유기 전략에 설계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요약하면 이렇다.
- 신규 인지도 → AI 검색에 기대지 말고, 기존 테마에 트로이 목마를 연결하라
- 전문가 신뢰 → AI가 일반론밖에 답하지 못하는 깊이를, 화이트페이퍼와 케이스 스터디로 직접 채워라
- 객관성·검증 → 사용자가 AI 이후에 가는 장소(구글 리뷰, G2·Capterra, 케이스 스터디)에 검증 자산을 쌓아라
GEO는 중요하다. 맞다. 하지만 전략이 아니라 전략의 한 축이다. 68%의 브랜드가 GEO로 달려갈수록, 그 구멍을 알고 메우는 브랜드의 차별화는 더 커진다. 파도를 따라가는 것보다, 파도가 닿지 못하는 곳을 아는 것이 먼저다.